한국은행이 언제쯤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채권시장 일각에서는 이르면 이달(8월)에라도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컨센서스는 올 4분기(10~11월)로 수렴하는 듯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한은은 금리인상 의지를 불태우는(?) 중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정책여력 확보차원에서라도 경제 성장세가 잠재 수준 그대로 가고 물가도 2%에 수렴하는 전제가 된다면 기준금리의 완화된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7월 금통위에서도 9개월만에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왔다. 지난해 10월에도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후 바로 그 다음달인 11월 금리인상이 이뤄진바 있다. 결국 인상 소수의견은 곧 금리인상의 사전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 이전 인상 소수의견이 있었던 2011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두 명의 인상 소수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는 2010년 7월 2.00%에서 2.25%로 인상이 시작된 후 2011년 6월 3.25%까지 총 다섯 차례의 금리인상 사이클의 끝물이었다는 점이 지금과 다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데이터 디펜던트..A 시기와 B 시기의 차이 =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분위기는 어쨌든 데이터 디펜던트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의도된 의지보다는 경제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표]를 보자. 경제성장률과 유휴생산능력, 물가, 경제심리 등 우리 경제의 주요 지표들을 A 시기와 B 시기로 나눠봤다.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만 향후 경제전망은 B 시기보다는 A 시기가 더 밝다. 실제 광공업생산은 플러스로 전환했고,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증가했으며, 재고율은 줄고 있는 중이다. 향후 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 역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를 보면 A 시기와 B 시기 모두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향후 전망 역시 한은의 물가 안정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 다만 어느 시기가 더 부진하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헤드라인인 소비자물가만 보면 A 시기가 더 부진해 보이지만, 한은이 통화정책 판단시 주요하게 여기는 근원인플레까지 감안하면 A 시기가 더 양호하다고 판단할 수 있어서다.
경제심리는 양 시기 모두 유사하다. 모두 기준점 100을 밑돌고 있지만 보기에 따라 크게 부진하다고 하기도 힘든 수준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와 현재가 다를 수 있다. 가장 큰 것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2014년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던 때인 반면, 현재는 금리인상 속도를 가속화하는 중이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스탠스보다는 국내 경제상황을 더 중요한 통화정책 결정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또 여러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니 적시한 이들 지표들로 단순비교할 수 없다고 반론을 펼 수도 있겠다. 다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2014년 8월과 2018년 8월은 모순이지 않을까?
2014년 8월 인하가 옳은 결정이었다면 2018년 8월은 인상이 아닌 인하가 검토돼야 할 시기가 아닌가? 반대로 2018년 8월 현 시점에서 인상 검토가 맞다면 2014년 8월 인하는 틀린 결정이 아닌가? 이도저도 아니라면 한은의 잣대는 고무줄이란 말인가? 참고로 2014년 8월은 당시 신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직후로 소위 초이노믹스에 드라이브를 걸때다.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