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대형 은행들에 고객 금융 정보를 공유하자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자사 메신저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의 계좌를 열람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씨티은행 등에 고객 금융 정보를 공유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사가 보유한 정보를 메신저에 탑재해, 이용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고 금융사기 경고 메시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었다.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메신저에 더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다.
최근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급감하고 있다. 2분기 페이스북의 일일 사용자 수는 14억7000만 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14억9000만 명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용자 증가세 둔화가 현실화했다. ‘SNS 버블’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지난달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하고 하룻밤 사이 시가총액 140억 달러(약 15조 원)를 날렸다. 사용자를 페이스북에 묶어둘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금융사와의 협력을 꾀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문제는 페이스북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다. 페이스북은 3월 8700여 사용자의 정보를 데이터분석업체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에 유출한 혐의로 영국 당국에 50억 달러의 벌금을 무는 등 홍역을 치르면서 사용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은행들이 페이스북 제안에 응할지도 불투명하다. WSJ에 따르면 은행 한 곳은 개인정보 관련 우려에 대화를 아예 거절했다. 페이스북 측은 “우리는 광고를 목적으로 은행과 카드사로부터 정보를 구매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만 사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게 아니다. 은행들도 수억 사용자를 보유한 온라인 플랫폼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모바일 결제 등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형 은행 몇 군데가 뭉쳐 자체 스마트폰 앱을 송금 플랫폼 하나에 연결하기도 했다. 페이팔 같은 모바일 뱅킹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