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BMW 화재가 하루에 한 대꼴로 발생하고 있다. BMW가 리콜로 지목한 차종이 아님에도 주행중 발화되는 사건이 불거지면서 BMW가 밝힌 리콜대상과 화재 원인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오전 7시 50분께 경남 사천시 곤양면 남해고속도로에서 BMW 730Ld 차량에서 불이 났다. 이 차 운전자는 차 앞쪽 보닛 쪽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고속도로 인근 졸음쉼터에 차를 세우고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사고로 차는 보닛 중간부분부터 뒤쪽 승객석까지 불에 탔다.
약 1시간이 지난 8시 50분께에는 경기도 의왕시 제2경인고속도로를 달리던 BWM에 불이 났다. 안양방면 삼성터널 인근을 달리던 BMW 320d에서 불이 난 것. 안양소방서와 의왕소방서까지 지원 출동해 불을 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는 전소했다.
이날에만 2건의 화재사고가 더해지면서 올 들어 불에 탄 BMW 는 36대로 늘었다. 이달 들어서만 불에 탄 BMW는 8대. 하루에 한 대꼴로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BMW와 국토부의 리콜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두 번째로 화재가 난 BMW 320d는 리콜 대상에 포함된 모델이지만 1시간 앞서 화재가 난 730d는 리콜 대상이 아니었다. 리콜 대상과 같은 차종이지만 BMW가 제시했던 제작일자는 해당하지 않는 차였다.
BMW는 지난달 27일 리콜 계획을 발표하면서 730Ld를 포함하되 제작일자를 2012년 7월 2일부터 2015년 1월 28일(1010대)로 한정했다. 하지만 이날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2011년식이다. 리콜 대상이라고 밝힌 차종 이외에 또 화재가 발생하자 정확한 원인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BMW가 지목한 화재 원인은 디젤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의 부품 불량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BMW가 환경 규제 때문에 EGR에 공기를 과다하게 넣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배기가스 냉각이 잘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토부도 이제는 BMW의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민관 합동 조사팀을 발족한 상태다. 국토부는 이날 사고 현장에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연구원 담당자를 급파해 사고 현장에 대한 직접 조사에 들어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이날 발생한 사고의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가솔린 차량 등 모든 사고에 대해서도 자료를 확보하는 등 원인 규명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