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오후 4시 28분 매케인이 애리조나주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의원실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해왔다.
매케인은 투병 중에도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에 제동을 거는 등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아픈 몸을 끌고 반대표를 던지는 모습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1936년 군인 집안에서 출생한 매케인은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쟁에 자원해 참전했으며 5년 이상 포로 생활을 겪었다. 매케인이 태평양사령관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안 북베트남 측이 협상 카드로 석방 기회를 주기도 했으나 매케인 부자는 붙잡힌 순서대로 석방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이를 거부했다.
매케인은 1982년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원칙을 중시하고 소신을 밝히는 데 거침이 없어 ‘매버릭’ ‘고집 센 이단아’라는 별명을 가졌다. 매케인은 전쟁의 폐해를 잘 아는 군인 출신으로서 국가 안보를 중시하면서도 북한과 이란 공습에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미국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 인물”이라며 자신의 장례식에 오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회고록을 통해 밝혔다. 신뢰받는 정치인이던 그는 2008년에는 공화당 대선후보로 출마했으나 끝내 대권을 잡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매케인 가족에게 깊은 연민과 존경을 전한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2008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조의를 표했다. 베트남 언론도 매케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미국과 베트남 관계를 정상화하고 협력의 기초를 다룬 친구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