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이슈] 미·멕 ‘NAFTA 개정’에 ‘새 판’ 짜야하는 아시아 車업계

입력 2018-08-3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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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비용 증가 감내하고 무관세 유지 VS 2.5% 관세 부담...미-캐나다 협상도 예의주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타이메사 멕시코 국경에서 트럭이 차를 싣고 검문소를 지나고 있다. 오타이메사/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타이메사 멕시코 국경에서 트럭이 차를 싣고 검문소를 지나고 있다. 오타이메사/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멕시코가 이번 주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개정에 합의하자 아시아 자동차 업계는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를 기지로 대미 수출을 해오던 자동차 기업들이 새로운 틀 안에서 비용을 최대한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해 비상에 걸렸다고 28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나프타를 재앙이라고 부르며 멕시코·캐나다에 재협상을 종용했다. 1년 만에 미국은 멕시코를 첫 번째 타깃으로 잡아 원하는 바를 얻어냈다. 멕시코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한 조건으로, NAFTA 역내 부품 사용 비율을 현행 62.5%에서 75%로 올리고 시간당 16달러 이상을 받는 노동자가 만든 부품 비율을 40~45%로 규정했다. 멕시코 자동차 업계 시급은 약 7 달러에 불과해 결국 미국 기업 제품을 쓰게 될 확률이 높다.

이에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자동차 기업은 전략을 새로 짜게 생겼다. 나프타 역내 무관세 수출 혜택을 받기 위해 멕시코와 캐나다를 생산 기지 삼아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해왔는데,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생산 비용이 오르는 것을 감내하느냐, 아니면 2.5%의 관세를 무느냐를 선택해야 한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자동차 관세가 현실화하면 세율은 25%까지 높아질 위험이 있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1980~1990년대 엔화 환율이 요동치자 불안 요소를 없애고자 북미 지역으로 생산 기지를 옮겼다. 1994년 NAFTA 발효 후에는 멕시코와 캐나다의 저렴한 노동력과 관세 혜택까지 얻었다. 지난해 일본 자동차업체가 미국에 판매한 차량은 약 670만 대고, 그중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출한 대수는 각각 69만 대, 77만 대에 이른다.

닛산은 센트라 세단 생산에 들어가는 부품 중 55%만 나프타 국가 제품을 사용해 기존 규정인 62.5%에도 못 미쳤고, 심지어 그중 20%만이 미국·캐나다 산이었다. 베르사 세단의 경우 역내 부품 비율은 70%로 기존 규정을 충족했으나, 상향 조정한 규정인 75%에는 못 미친다. 자국산 부품보다 미국·캐나다·멕시코산 부품을 더 많이 써야 해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공급 업체를 변경하는 데는 품질과 납품기일 엄수 능력, 생산 비용 등 따져야 할 것이 많아 품이 많이 든다.

미국에 파는 차량 중 20%를 멕시코에서 수출하는 마쓰다자동차도 현재 모든 부품을 일본과 멕시코산으로 쓰고 있는데, 상당 부분을 미국산으로 대체해야 할 수도 있다.

기아자동차 멕시코 지사는 생산한 차량의 85%를 수출하는데 이 중 절반은 미국으로 간다. 이 때문에 기아차는 여러 각도에서 재협상 내용을 분석하고 멕시코산 수출 차량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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