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하룻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나흘만에 1000원선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주쯤 중국에 대한 새로운 관세부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확산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월말에 따른 수급장이 이어지면서 상단이 막히는 모습이었다. 급한 결제수요(달러매수)는 마무리된 가운데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매도)은 우위였기 때문이다. 관심을 모았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은 예상범위인 동결과 기존 인상 소수의견 한명으로 끝나면서 장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대외 불안 속에서도 원화가 비교적 견조했다고 평가했다. 다소 둔감해지는 분위기도 있어 원·달러가 1120원 내지 1125원 이상으로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111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10원 정도 선에 등락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9.96원 상승한 1002.88원을 기록했다. 이는 27일 1003.2원 이후 최고치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5.1/1115.7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5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최근 환율을 움직이는 열쇠는 무역분쟁 관련 리스크 요인이다. 잠잠해지면 달러가 약세를 커지면 강세를 보이는 국면”이라며 “오늘도 전일 뉴욕장 영향을 반영해 1115원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월말에 따른 수급장이 연출됐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우위에 있었던 반면 급한 결제는 끝나면서 상단이 막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심리적 불안요인들이 많지만 파괴력은 약해지는 모습”이라며 “악재엔 둔감하고 호재엔 민감할 것으로 보여 원·달러가 웬만해선 1120원 내지 1125원선으로 오르기 어렵겠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주요 이벤트인 금통위가 있었다. 동결 결정과 한명의 인상 소수의견에 그치면서 원·달러가 하락하지 못했다. 이후로는 월말이다보니 수급장이 이어졌다”며 “위안화 등 여타 통화에 비해 원화가 안정세를 보인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역분쟁 이슈와 트럼프 발언을 주목해야할 것 같다. 지수선물이나 유럽시장 상황을 보면 어젯밤처럼 리스크오프 분위기는 아닐 듯 싶다”며 “111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10원 정도 박스권에서 장 분위기에 따라 등락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38엔(0.34%) 하락한 111.00엔을, 유로·달러는 0.0018달러(0.15%) 오른 1.1674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도 6.8390위안과 6.8457위안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