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5만원권 인물도안으로 신사임당 표준영정(사진)을 그린 김은호 화백이 최근 발표된 친일인명사전 명단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2차 친일명단에 김은호 화백을 포함시켰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김 화백이 일제 군국주의에 동조하는 내용의 '금차봉납도'를 그리고 창씨개명에 적극 동조하는 등 친일 인사로 파악돼 친일명단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화폐는 그 나라의 큰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친일인사로 규정된 인물의 그림을 화폐 도안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국가 표준영정의 3분의 1 이상이 친일 혐의를 받고 있는 친일 미술인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정부에서 반응이 없는 상태"라며 "국가적인 자존심 문제도 걸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표준영정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화폐 발권을 맡고 있는 한국은행은 이미 지정된 표준영정 자체는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정된 영정은 문화관광부의 소관이라 직접 바꿀 수는 없지만, '친일 논란'을 감안해 각도나 옷 모양 등을 바꿔서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화관광부는 한국은행이 신사임당 영정이 들어간 5만원권 도안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미 시장에 유통되어 사용되고 있는 만원권의 세종대왕 표준영정을 그린 김기창 화백도 친일명단에 포함된 상황이어서 친일파 작가의 화폐영정 교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