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때마다 ‘여성의 경제 참여율 증가 어떤 성과로 나오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성 다양성에 대한 신념 그 자체다.”
히로 미즈노 일본 공적연금(GPIF) 최고투자책임자(CIO)가 19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컨퍼런스'에서 ‘일본 사례 및 정책제언’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히로 CIO는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자본시장을 지속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두 가지 키워드로 지속가능성과 포용성이 있다”며 “그중 성다양성이 포용성 목표 안에 포함돼있다”고 운을 뗐다.
이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평가를 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히로 CIO는 지적했다. 그는 “뉴욕거래소의 하루에 발생하는 거래량이 80%가 기계에 의해 이뤄진다”며 “이런 식으로면 투자 사이클이 3개월을 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은 우리가 어떤 사화 지향하는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인간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장기간의 투자, 장기간의 가치평가”라고 짚었다.
이런 맥락에서 히로 CIO는 ESG 평가와 투자를 강조했다. ESG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2년 전 GPIF는 ESG 원칙을 토대로 장기투자수익률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ESG 평가를 이용해야만 전반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올리고 지속가능성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히로 CIO는 “우리는 지금까지 성다양성 지수를 높이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감행해왔다”며 이를 가능케 했던 것으로 몇 가지를 꼽았다.
우선 MSCI의 성관련 지수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히로 CIO는 “MSCI는 성관련 지수를 취합할 때 여성의 발전, 비중 등을 기반으로 한다”며 “데이터를 충분히 모을 수 있었다는 점이 투자가 가능했던 점”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여성과 성다양성의 힘에 대한 신념이 중요하다”며 “ESG나 성다양성이 증권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히로 CIO는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강조했다.
그는 “성다양성 어젠다는 장기적 과제이기 때문에 1년 만에 시스템이나 사회를 바꾸진 못한다”며 “금융업계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짚었다.
히로 CIO에 따르면 2003년 여성임원 비율이 3.7%에 그쳤던 일본은 2020년까지 30%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현재 일본의 기업 거버넌스는 극명하게 성다양성을 반영 못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성평등을 점점 더 추구하는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