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방문한 싱가포르의 울루판단(U-lu pandan)로드에 있는 넥서스 국제학교의 한 교실에서는 여러 나라 국적을 가진 부모 20여 명이 모여 디지털 인성(DQ) 교육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자녀들의 온라인 교육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아이가 커가면서 통제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부모부터 “다섯 살이 된 둘째가 벌써부터 스마트폰 만지는 걸 좋아한다”는 부모까지 각자 고민을 토로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디지털 교육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워크숍에 열심히 참여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학부모들은 건물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눴다.
그는 “블루피시의 ‘블루’는 회사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을 시 해결해 주는 조직인 ‘블루 팀(Blue team)’에서 착안했고, 피시(phish)는 보이스피싱 등 온라인상에서 해킹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이라며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뜻에서 탄생한 단체”라고 설명했다.
이름 그대로 블루피시는 싱가포르 일선 학교들과 중소·중견기업 종사자들에게 사이버 환경에서의 위험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블루피시는 현재 DQ인스티튜트가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일주일에 평균 1~2회 학교와 부모, 그리고 일반 사업자에게까지 현장에서 직접 시연하고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다.
불 대표는 “현재 진행되는 부모 워크숍은 부모들로 하여금 자녀들에게 DQ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고, 과학기술을 위험 요소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DQ인스티튜트와 협업하면서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나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과 인도가 갈 길이 멀다고 표현한 것은 인터넷 공간이 가진 본성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터넷이라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사이버 공간의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부모를 포함한 어른들이 끊임없이 이에 대해 토론하고 정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교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일찍이 교육 문화가 자리 잡은 싱가포르에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나 DQ 프로그램은 싱가포르의 DQ인스티튜트가 정부 지원 아래 만든 게임 형태의 교육프로그램인 만큼 일선 학교들이 수업 외 프로그램으로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학교들이 DQ 프로그램의 커리큘럼에 따라 매우 잘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결국 학교와 부모, 교사의 삼각구도가 균형을 이뤄 함께 노력해야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 대표는 “블루피시는 현재 학교들을 방문해 올바른 교육 정책과 절차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온라인상에서 학생들이 올바른 디지털 습관을 길러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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