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18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척하면 척’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던 원죄가 부메랑으로 다가온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와 여당의 금리인상 주문에 화답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총리 발언후 금융불균형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만큼 금리인상 시그널(신호)도 충분히 준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채권시장 등을 중심으로 10월 인상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는 것도 금리인상에 우호적 조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는 등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11월까지 기다리기엔 불확실성이 커질 수도 있어서다. 또 연내 인상 기대감이 크고, 10월보단 11월 가능성을 좀 더 많이 예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되레 선제적 대응조치라는 명분을 가질 수도 있겠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10월보다는 11월 인상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선 금통위의 화두였던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상승할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는 1.9%로 반짝 상승했지만 여전히 수요측 물가압력은 낮은게 현실이다.
또 10월이든 11월이든 이번 인상보다는 다음번 인상이 중요하다. 단발성 인상으로는 집값을 잡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장일치나 인상을 반대하는 소수의견이 1명에 그치는 선에서 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최근 신인석 위원이 선제적 금리인상을 반대하고 나섰던 만큼 그를 설득할 지표의 추가 개선 내지 시간적 여유가 필요해 보인다.
어쨌든 개인의견은 소수의견으로 남기고 10월 인상 가능성을 이주열 총재가 5일 기자단 워크숍에서 한 말들을 중심으로 따져본다.
그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목표수준에 점차 근접해나간다는 판단이 선다면 금융안정도 비중있게 고려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최근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발 금리인상 압력과 관련해서도 “현 시점에서 어느 요인이 주택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냐는 논쟁이 현재로써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로써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 정책 당국자들이 긴밀히 협력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계속 점검하고 있는 주요 리스크요인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글로벌 무역분쟁 △고용부진을 꼽았다. 우선 주요국 통화정책과 관련해 그는 “미 연준(Fed)이 12월에도 정책금리를 추가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 외국인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나 내외금리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만큼 종전보다는 좀 더 경계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연준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드린 만큼 한은 금통위가 굳이 11월까지 기다릴 필요성은 적어졌다는 판단이다.
반면 글로벌 무역분쟁과 관련해서 이 총재는 “글로벌 무역분쟁이 좀처럼 완화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경제 외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전개방향과 그 영향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고용부진에 대해서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요인과 일부 업종의 업황 부진 등의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다”며 “단기간내 크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무역분쟁과 고용부진은 한은 통화정책으로 당장 풀기 어렵다고 인정한 셈이다. 이에 따라 크게 요동치지만 않는다면 금리인상의 걸림돌은 아닐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9월 취업자수는 4만5000명 늘어 깜짝 상승한 바 있다. 마이너스 가능성까지 제기됐었다는 점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