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8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1조1651억 달러(약 1310조 원)로 전달보다 59억 달러 감소했다.
중국은 6월부터 미국 국채를 3개월 연속 순매도하면서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였다. 그런데도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량 1위 국가 자리는 유지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전면화하면서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해 미국 경제에 충격을 주는 방식으로 반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감소 폭이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감소세가 통화 변동성이 크던 여름 시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BMO캐피탈 마켓의 금리 전문가 존 힐은 CNBC에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감소세는 매우 놀랄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금리 전문가 보리스 르야빈스키도 “미국 정부가 국채를 더 많이 발행하면서 시장이 커지고 외국인 구매자가 많아지긴 했으나, 그 지분은 최근 몇 년간 지속해서 줄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보유한 국채는 미국 정부 부채의 약 8%에 해당하는데,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내다 팔면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게 된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친 것은 금리 불안이 가져올 수 있는 대혼란의 일면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미국 국채 투매를 무기화한다면 미국은 물론 자국에도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대신 중국이 자국 경제에 심각한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는 위안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여 외환시장에 투입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8월부터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등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향후 중국 정부는 미국의 추가 공격 예방, 외자 유출 방지 등을 위해 더 이상의 급속한 위안화 평가절하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위안 환율이 최근 6.9위안을 넘어선 가운데 중국 정부는 달러당 7.0위안을 환율 방어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