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합은 18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소멸시효 연장을 위한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 씨는 2004년 B 씨를 상대로 낸 1억6000만 원 반환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후 B씨가 판결금을 갚지 않은 채 2013년 파산선고에 따른 면책 결정을 받자 2014년 채권 소멸시효 연장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B 씨는 법원의 면책 결정을 받은 만큼 A 씨의 돈을 갚을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씨는 B 씨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자신의 판결금 채권 기재를 악의적으로 누락한 만큼 면책될 수 없다고 맞섰다.
1, 2심은 이 사건을 다시 판단해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전합은 의견일치로 원심의 판결이 타당하다며 B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직권으로 소멸시효 중단을 위해 나중에 제기한 후소(後訴)의 형태를 심리했다.
전합은 7명의 대법관이 다수 의견으로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후소로 종전의 이행소송 외에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전합은 "후소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청구권의 존부와 범위를 새로 심사해 판단해야 하는 불필요한 심리가 이루어지게 된다"며 "채권자는 시효 중단만을 원할 뿐인데 청구권의 실체적 존부와 범위까지 다시 심리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채무자가 필요에 따라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 주장하면 될 사항을 굳이 시효 중단을 위한 후소에서 심리해야 하는 등 사법자원이 낭비된다"고 덧붙였다.
전합은 이러한 이행소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소송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합은 "채권자는 청구원인으로 전소 판결이 확정됐다는 점, 청구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후소가 제기됐다는 점만 주장하고 전소 판결의 사본과 확정증명서 등으로 이를 증명하면 된다"면서 "법원의 중복 심리 등 종전 이행소송의 문제점이 해결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