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형지에스콰이아는 2018 회기(2017년 7월~2018년 6월)에 888억 원의 매출과 3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지난 회기와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었으며 영업손실 규모만 49억 원에서 10억 원가량 줄었다.
형지에스콰이아는 1961년 9월 설립된 60여 년 전통의 토종 구두·핸드백 제조업체다. ‘에스콰이아’와 ‘영에이지’ 등의 브랜드로 1990년 국내 구두 시장을 점령하면서 한때 매출 규모가 2900억 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9년 경영난으로 사모펀드에 매각됐고 2015년 5월 패션그룹형지로 인수됐다.
당시 최병오 회장은 “우리나라에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역사가 깊은 브랜드가 없다고 생각해 곤경에 빠져 있던 에스콰이아를 남다른 생각으로 인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에스콰이아는 2020년 매출액 325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으나 현재까지 성적표를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 내수 침체로 패션 시장 업황이 예전만 못한 데다 해외 브랜드의 공세도 강화되는 추세여서다.
인수 첫해인 2015년 형지에스콰이아는 619억 원의 매출과 9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6년에는 결산기가 12월에서 6월로 변경되면서 매출은 348억 원, 영업손실은 31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최근 2년 동안 매출은 888억~889억 원 언저리에서 정체됐고 영업손실은 49억 원, 39억 원씩 기록해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인 2011년 적자 기업 엘칸토를 인수해 3년여 만에 흑자로 돌려세운 이랜드의 행보와 대조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모펀드에 매각되기까지 최근 5년간 매출은 310억 원에서 585억 원으로, 영업이익도 7억 원에서 54억 원으로 증가했다.
한편 형지에스콰이아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모기업인 형지엘리트의 재무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2015년 당시 형지에스콰이아를 670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를 앞두고 자기자본 충당과 농협, 산업은행으로부터 450억 원을 차입했다. 이 때문에 형지엘리트의 무차입 경영 기조가 깨지기도 했다. 형지엘리트는 이후 형지에스콰이아 상환 재원을 마련하고자 형지에스콰이아가 보유한 아파트와 공장을, 형지엘리트는 가산동 사옥 등을 매각했다. 올해 들어서는 형지에스콰이아가 생산라인인 성남공장을 매각하면서 일부를 정리 해고함에 따라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형지엘리트만 놓고 보면 최근 3년간 매출이 점차 줄기는 했으나 매년 600억~700억 원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도 30억 원 안팎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형지에스콰이아 인수 이후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부채비율 역시 인수 당시 199.87%까지 치솟았다가 인수 대금 상환으로 올 6월 말 기준 134.55%까지 줄어든 상태다. 형지에스콰이아 부채비율은 최근 2년간 200%대를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