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몰리는 부천ㆍ고양ㆍ용인 주택시장

입력 2018-10-24 06:00 수정 2018-10-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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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압박하자 수도권ㆍ지방 호재지역 집값 급등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풍선효과라는 말이 있다. 어느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온다는 뜻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곧잘 나타나3는 현상이기도 하다.

정부가 쳐놓은 촘촘한 규제 그물망 속에서 풍선효과는 생기기 마련이다. 한동안 숨을 죽일만한데도 그렇지 않다. 돈이 될 만한 곳이면 어김없이 투자자들이 몰려든다.

서울 강남 아파트 시장을 압박하자 강북 집값이 들먹거리더니 이제는 부천· 고양· 용인 쪽이 달아오른다.

강북은 종합부동산세양도세 부과 대상이 아닌 9억 원 이하 주택이 투자자들의 공략 대상이고 서울 인근 도시는 지하철·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와 같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 타깃이다.

그래서인지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률은 9.13대책 이후에 오히려 더 높았다. 사업 추진이 가장 빠른 GTX-A 노선 역 건설 예정지 고양 대곡과 연결되는 소사~대곡 철도 영향권인 부천 상동 아파트 가격이 최근 7000만~8000만 원 상승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파트 거래량도 9월 들어 전월보다 2.4배 증가한 1570건을 기록했다. 이중 서울 거주자가 341명으로 지난달 173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같은 달 아파트값 상승률이 0.7%에 이른다. 경기도 시·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런 현상은 GTX 영향권인 고양 덕양· 용인 수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외지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고양시는 564명, 용인 474명 외지인이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나온다.

집값도 급등했다. 대곡역세권인 덕양구는 아파트값이 0.69% 뛰었고 수지구는 무려 1.68% 올랐다.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은 주로 6억 원 이하 아파트다. 세금· 대출 관련 규제를 받지 않는 데다 임대 사업 등록 때도 여러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규제 강화로 서울 주택시장의 먹거리가 줄어들자 개발 호재가 확실한 지역으로 투자 자금이 흘러들고 있다.

서울 집값을 억제하자 다른 곳이 오른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풍선효과 현상이다.

이뿐만 아니다. 지방도 시세 차익이 기대되면 돈은 얼마든지 몰린다.

대표적인 곳이 광주광역시 봉선동이다. 이곳은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무려 4억 원이 오른 아파트도 있다는 것이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봉선동의 한 아파트는 전용 84㎡ 형의 경우 지난 1월 4억 3000만 원이었으나 8월에 8억 40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진다.

봉선동은 유명 학원가가 형성돼 있어 ‘광주의 대치동’불리는 곳으로 그동안 신규 물량이 없었다는 게 중개업계의 말이다. 희소가치가 가격 상승 배경이라는 말이다.

물론 희귀 매물이어서 높은 값에 거래가 이뤄졌다 해도 몇 개월 만에 수억 원이 오른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

아무래도 투기 바람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지방도시라고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평균 시세가 서울 강북의 웬만한 아파트보다 높다고 하니 그렇다.

어찌 됐던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은 사실이다. 매물은 없는데 사려는 사람이 넘치면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다른 지방은 어떻게 될까. 지금 공급 과잉 등으로 죽을 쑤고 있어도 호재가 생기면 집값은 뛰게 된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벌어져도 그렇고 산업이 활기를 되찾아도 호재가 된다.

이는 경기 악화에다 공급 과잉까지 겹친 창원·울산과 같은 공업도시도 기지개를 켤 날이 온다는 소리다.

분위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현지인은 물론 서울 등의 외지인들의 입질이 빨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투자자들의 촉은 일반인보다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시장 흐름을 빨리 알아챈다.

저점에 좋은 매물을 확보해 놓으려는 투자자들이 몰려올지 모른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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