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는 28일 “대책을 만들면서 대기업의 수요를 조사해 봤는데 대책 발표 시점까지 국내 U턴을 원하는 대기업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가 어떤 대책을 발표할 때는 현장 수요를 토대로 만드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일단 정책부터 발표한 것이다.
정부는 업계 의견을 추가 수렴해 11월 중에 ‘유턴 기업 지원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유턴을 원하는 대기업이 없다면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유턴 기업에 대한 대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는 2013년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로 유턴한 기업은 50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중소기업이 대부분이고 중견기업은 단 2곳뿐이다.
연도별 복귀 실적도 부진하다. 2014년 22곳이던 유턴 기업 수는 2015년 4곳, 2016년 12곳, 2017년 4곳으로 10곳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유턴 기업 수는 8월 기준 8곳이다. 업종도 제한적이다.
20여 개 업체가 주얼리 업체이고, 5곳은 신발 제조업체다. 미국이 제너럴일렉트릭(GE),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고용 규모가 큰 글로벌 기업을 본국으로 복귀시켜 ‘제조업 부활’을 이끈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유턴 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번에도 빠져 아쉽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으로 복귀하면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는 기존 제도가 유지돼 유턴 기업이 획기적으로 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정부 내에서는 대기업이 단순히 세제 혜택만으로 국내로 유턴하겠느냐는 부정적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삼성이 미국, 중국,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 것이 단순히 법인세 감면 등 세제 혜택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알려진 얘기 아니냐”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으로 기업을 옥죄는 경영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