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45.39포인트(0.99%) 하락한 2만4442.92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대기업 주가를 종합한 S&P500지수는 17.44포인트(0.66%) 내린 2641.25포인트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이날 변동폭이 무려 4%에 달했다. 다우지수도 900포인트 안팎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6.92포인트(1.63%) 떨어진 7050.29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8월 고점 이후 13% 하락해 조정 장세에 들어갔다. 이달 들어 15거래일 하락했다. 이는 닷컴버블 붕괴 당시인 2000년 11월의 16일에 이어 하락한 날이 가장 많은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의 기술주 매도세가 강해지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도 심화하면서 이달 들어 지난 2009년 2월 폭락장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와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 상반기 강세장을 이끌었던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기술주가 10월부터 급락을 거듭하면서 최근 증시 전반의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IT 업체는 이번 어닝시즌에 비교적 견실한 실적을 발표하고 에너지 업종 대기업과 제조업체 등도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는 상황이다.
아마존은 지난 3분기 순이익이 28억8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1배 이상 급증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그러나 다음 날 주가는 7.8%나 떨어졌다. 당일 S&P500지수가 1.7% 내린 것과 비교해도 급격한 하락세다.
기업 실적은 물론 미국 거시경제 지표도 좋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9월 미국의 개인지출과 소득은 증가세를 유지했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연율 3.5%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그럼에도 최근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던지는 상황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의 호황이 끝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건비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현재 순이익 증가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 회의적인 반응이 커졌고 지난 9년간 계속된 미국 경제 확장세도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17년 말 이뤄진 세금 감면 정책 효과가 수년 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은 이에 따른 충격파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것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