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증시가 폭락한 와중에 공매도의 집중 표적이 됐던 종목들의 주가가 특히 큰 폭으로 하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가 10월 한달간 주식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비중이 큰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모두 주가 하락률이 두 자릿수 이상이었다. 종목들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22.81%로 코스피 하락률(13.37%)보다 높았다.
종목별로 보면 10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종목 중 한일홀딩스의 공매도 거래액은 4조6660억 원으로 거래액의 30.56%에 달했다. 이처럼 공매도 거래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인 한일홀딩스의 주가는 10월 한 달 동안 36.21%나 급락했다.
공매도 거래비중이 29.38%에 달한 동서도 주가가 11.19% 내렸다. 아모레G(공매도 비중 27.98%)의 주가는 33.44% 떨어졌고 BGF리테일(25.12%)은 18.00% 하락했으며 기아차(23.70%)도 19.09% 내렸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는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판 다음 싼값에 주식을 되사 갚는 투자방법이다. 종가와 공매도 가격의 차이 만큼을 수익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주가 낙폭이 클수록 차익도 크다.
가령 한일홀딩스의 공매도 평균가는 5만4425원인데, 이 종목의 10월말 종가는 4만6250원이다. 공매도 투자자가 한일홀딩스의 주식을 빌려 공매도 평균가에 팔고 최근 종가에 사서 갚았다면 1주당 8175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의미다. 주당 수익률이 15.02%에 달하는 셈이다.
같은 식으로 추정하면 공매도 투자세력은 10월 한 달 동안 동서 주식 공매도를 통해 6.26%의 수익률을 올렸고 아모레G(13.93%), BGF리테일(13.52%), 기아차(9.62%) 등 상위 10개 종목으로 평균 10.93%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매도와 주가 하락간 일정 상관관계가 나타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제도 폐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삼성증권 현금배당 시스템 오류 문제가 발생한 지난 6월에는 공매도 제도 폐지 청원 참여인원이 24만 명에 달했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후에도 공매도 청원 요구가 높아지면서 지난달 23일에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의 주식대여 신규거래를 중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에 대여한 주식도 연말까지 해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