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경기도 분양가에 따라잡힐 기세다. 이에 따라 재건축 멸실로 인한 이주 수요가 경기권 대신 서울 내 저가 지역 매수로 눈길을 돌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1㎡당 전세가격과 경기도 신규 분양 민간아파트 1㎡당 분양가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HUG에 따르면 경기도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9월 말 기준 ㎡당 409만 원으로 2017년 동월(363만 원)보다 12.7%(46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9월에는 336만 원, 2015년 동월에 313만 원이던 점을 고려하면 해를 더 할수록 증가 폭이 커지는 추세다.
반면 서울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비교적 완만한 증가 추이를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9월 ㎡당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33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417만 원)보다 3.8%(16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가격 증가 폭도 해마다 줄어드는 양상으로 2016년 9월 396만 원, 2015년 같은 달 367만 원 수준이었다.
이처럼 경기도 아파트 분양가가 서울 전세가격을 급속히 뒤쫓는 형국이다. 올해 9월 두 수치의 격차는 24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54만 원에 비해 급격히 좁혀졌다. 2013년까지만 해도 경기도 분양가는 서울 전세가격보다 높았으나, ‘집값 폭락론’과 더불어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흐름이 발생해 역전이 일어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며 비규제지역에 속한 경기도 아파트 시세가 오르고 있고 서울은 전세가격 안정세를 보여 재역전이 임박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서울에서 전세 세입자로 살다가 재건축 멸실 등으로 인해 이주할 경우 경기의 새 아파트를 얻는 대신 서울 저가 지역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착공 전 정비사업 단지는 총 398개로 25만8000여 가구의 순차적인 이주 수요가 발생할 예정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2014년 이후에는 서울 전세가가 경기도 신규 분양가보다 높아 수도권 내 집 마련을 통한 서울 공급 부족을 탈출할 수 있었다”며 “경기권 이주 선택이 쉽지 않아지면서 서울 내 이주 주택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져 상대적 저가 지역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