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근거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정당성을 거듭 강조,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단행할 뜻을 시사했다.
연준은 7~8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후 8일 성명을 공개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2.00~2.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3월과 6월,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에는 금융 긴축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성명은 “경제 활동은 강력한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경기 동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대규모 감세에 힘입어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3.5%를 기록, 기대치인 2%를 넘어 순항하고 있다. 실업률은 약 4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준은 이를 근거로 “최근 몇 달간 고용 증가세는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금리 인상의 최우선 전제 조건인 물가 동향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율은 2% 부근에서 추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7개월 연속 목표치인 2%를 유지, 연준은 미국 경제가 한때의 물가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판단을 굳히고 있다.
따라서 연준은 향후 금융정책도 “새로운 단계적인 금리 인상이 정당화된다고 가정하고 있다”며 12월 열리는 차기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9월 회의에서 2018년에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장기 금리 상승 여파로 한때 증시가 심하게 떨어졌지만 연준은 이에 대해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이다. FOMC는 성명에서 “기업의 설비투자는 상반기의 높은 성장률에 비해 완만해졌다”고 지적했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인상으로 물가와 투자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다보니 이번 회의에서도 무역 문제를 논의한 듯한 인상이다.
2015년 말에 시작된 긴축 국면은 3년째를 맞고 있지만 FOMC는 2019년 세 차례 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기를 차게도 뜨겁지도 않게 하는 중립적인 기준금리 수준은 3.0%로 보고 있는 만큼 현재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면 2019년 중반에는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시기도 모색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그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