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스킨푸드의 가맹점주·유통업자·하청업자 등 채권단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주원의 임현철(42·사진) 변호사는 13일 이투데이와 만나 “기업이 외부적 요인을 예측하지 못해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줬으면 먼저 손을 내밀고 상생을 도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스킨푸드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5일 만인 지난달 12일 조윤호 대표와 채권단이 마주앉은 채권단협의회에 함께 참석한 임 변호사는 조 대표에게 “지금은 잃을 타이밍이라고 직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 대표가 개인 재산을 들여 난국을 해결하고 가맹점주들과 협력해 사업 구조조정을 했다면 기업회생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업회생이라는 법적 절차가 아닌, 조 대표의 ‘책임’과 ‘희생’으로 채권단과 ‘합의’를 이뤄 보자는 뜻으로 그렇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조 대표의 무능한 경영으로 기업이 무너졌다고 주장한다. 조 대표의 ‘책임’과 ‘희생’을 강조하는 이유다. 임 변호사는 “기업회생에 들어간 회사가 이상하게 금융권 부채가 하나도 없다. 그 이유는 거래처에 외상대금이 쌓였기 때문이다. 외상대금이 쌓이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다 갚는 게 일반적인데 외상으로 쌓아둔 거다. 외상도 빚이잖나. 이 상태에서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은 외상도 안 갚겠다는 의미”라며 조 대표의 방만한 경영을 꼬집었다.
1차 채권단 협의회에서 채권단은 조 대표에게 크게 세 가지를 요구했다. 조 대표가 스킨푸드의 경영권과 지분을 포기하는 방안, 경영권을 유지한다면 개인 재산을 들여서라도 경영 정상화를 꾀하는 방안, 스킨푸드는 사실상 조 대표 일가가 주식을 가지고 있는 1인 기업인 만큼 회생 절차 이후 주주에게 돌아가는 지분은 없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2차 채권단협의회는 22일 열린다. 임 변호사는 1차 채권단협의회에서 조 대표에 대한 해임안을 신청했고 2차 채권단협의회에서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임 변호사는 스킨푸드 사태뿐 아니라 이마트가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노브랜드 전문점’이 이마트24 편의점 인근에 점포를 낸 것과 관련해 편의점주들 입장에서 ‘영업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사건도 대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마트24, 스킨푸드 등 소상공인 관련 소송을 연달아 맡게 된 그는 “대기업과 가맹점주들이 ‘상생’이 아닌 ‘각자도생’하고 있다. 소상공인들 사건을 담당해 보니 이들은 너무 어렵고 힘도 없다. 앞으로 소상공인 관련 소송을 전문으로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