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은행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던 '메가뱅크' 추진 방안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2일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여 우선 매각하는 방안은 은행 대형화와 양립 가능한 안"이라며 "산은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장 자율적으로 다른 은행과의 M&A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의 민영화도 지체 없이 병행 추진하여 정부의 민영화 의지를 확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은행 대형화 등 은행산업의 자연스런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는 은행 대형화의 필요성에 대해 "대규모 IT 투자와 위험흡수능력 증대, 국제적 네크워킹 등을 위해서는 금융그룹의 대형화가 필요하다"며 "아직 국내 은행을 비롯한 금융그룹의 규모는 영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총자산을 기준으로 국내은행은 미국의 13% 수준이며, 국내 5대 증권사는 미국 5대 투자은행의 1.3%, 국내 3대 생명보험사는 미국과 일본의 20% 수준이라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특히 "해외 선진은행들은 대부분 자체성장(Organic Growth)'을 통해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M&A를 통해 본격적인 대형화 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형화된 외형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M&A를 통한 대형화는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수익창출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전에 거론됐던 산은 지주와 우리금융, 기업은행을 인위적으로 합친 대형화 방안은 고집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산은 지주를 비롯한 각각의 민영화 단계 이후 시장의 M&A 수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형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창용 부위원장도 "우리 기업과 시장에 (은행 대형화를 위한)M&A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며 메가뱅크의 실현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정부는 산은 민영화를 통해 국제적 투자은행 출현과 은행의 대형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