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5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노란 조끼’ 시위 사태를 촉발한 유류세 인상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RTL 라디오에 출연해 부유세를 부동산 자산과 고급 미술품 거래 등 한정된 범위 안에서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부유세를 대체한 부동산자산세에 대해 그는 “정책이 별 효과도 없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유세를 폐지한 것이 아니라 개편한 것”이라면서 “돈이 중소기업의 혁신·고용에 흘러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효과도 없다고 판단되면 논의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부유층과 외국 투자자들의 투자 촉진을 내세워 기존의 부유세를 부동산자산세로 축소 개편하면서 부유세를 폐지했다. 부유세는 1980년대 사회당 정부가 분배정책 수단으로 도입한 세목으로, 프랑스에서는 작년까지 130만 유로(약 17억 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개인에게 부과했다.
마크롱 정부는 부유세를 부동산 보유분에만 부과하기로 하고 자산에 대한 투자지분 역시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러면서 부유층이 소유한 요트, 슈퍼카, 호화 귀금속 등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자 좌파진영과 평범한 시민들은 “마크롱은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며 비판했다.
정부의 이러한 검토에도 민심은 악화 일로다. 노란 조끼 측은 8일 파리 중심가 등 전국에서 대규모 집회를 또 열 예정이다.
현재 마크롱의 국정 지지율은 23%까지 떨어졌다. 노란 조끼 측이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면서 집회를 계속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프랑스 최대 농민단체인 FNSEA도 다음 주부터 매일 집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란 조끼 집회 참가자들은 이제 마크롱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마린 르펜과 장뤼크 멜랑숑 등 극우·극좌 야당 대표들을 포함, 많은 시민이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