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치열한 경쟁과 기술적 변화를 겪는 가운데 미국 포드자동차와 독일 폭스바겐이 서로 강점은 살리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동맹’을 결성해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
CNBC 방송은 포드와 폭스바겐(VW)이 ‘광범위한 동맹’을 결성하고 내년 초 이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독일 자동차 3사 경영진 간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동맹 결성을 위해 포드와 꽤 진전된 협상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C는 포드와 폭스바겐이 동맹을 결성하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공동개발, 미국 등지의 자동차 조립공장 공유, 일부 마케팅과 유통 영업 통합 등 광범위한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폭스바겐은 현재 완전 가동하지 않고 있는 포드의 자동차 조립공장 한 곳을, 폭스바겐 역시 자사 조립공장 가운데 복수의 공장을 포드 측과 공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양사는 이미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개발을 위해 각각 수십억 달러씩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상태다. 6월 말에는 상용차 공동 개발과 조립을 위한 노력에 집중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포드와 폭스바겐처럼 동맹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움직임은 더 있다. 혼다는 10월 제너럴모터스(GM)와 자율주행차 프로그램에서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GM이 크루즈 자동화 자회사에 7500만 달러(약 843억 원)를 투자하고 향후 10년간 2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한 이후다. 양사는 연료 전지 개발과 생산을 목표로 합작 투자 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다만 광범위한 동맹이 늘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2005년 GM과 피아트는 동맹을 맺었다가 파기하면서 2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도 지난달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비리 혐의로 체포되면서 와해 위기를 맞았다.
폭스바겐과 포드는 40년 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사업 합병을 추진했으나 1980년대 중반에 폭스바겐이 빠지면서 포드가 손해를 입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