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6가지 습관이 각각 독립된 장을 구성하고 있다. △두뇌의 공감회로를 작동시킨다 △상상력을 발휘해 도약한다 △새로운 체험에 뛰어든다 △대화의 기교를 연마한다 △안락의자 여행자가 되어본다 △주변에 변화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등이다. 목차를 본 독자들은 ‘전형적인 실용서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최근까지의 공감 연구들을 총동원할 정도로 풍부한 연구 사례를 담고 있는, 깊이 있는 연구 소개서이다.
작가는 20세기를 자기 내면 세계에 초점을 맞추는 ‘내성의 세기’로 정의하면서 21세기는 마땅히 자기 자신 밖으로 나가 타인들의 시각으로 그들의 삶을 탐구하는 ‘외성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성의 시대에 필수적인 것이 공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사회를 생각하게 된다. 새해에는 모두가 공감이란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갈등과 분열을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인간은 이기심에 기초한 ‘호모 셀프센트리쿠스’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융합시키는 능력을 타고난 ‘호모 엠파티쿠스’다. 그동안 지나치게 이기심에 비중을 둔 인간관이 유행했던 부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작가의 견해에 동의하면서도 이타심에 지나친 무게중심을 싣는 것에는 조금 주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인간의 두뇌에는 대표적인 공감 능력인 ‘거울 뉴런’을 포함해 적어도 열 군데 이상의 훨씬 복잡한 공감회로가 존재한다고 한다. 심리학자들의 다양한 연구에 의하면 어떤 사람이라도 타인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함으로써 잠재된 공감 능력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다.
이 책은 연구 결과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방법들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예를 들어,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의사는 컴퓨터 모니터 대신 환자의 얼굴을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감 수준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한 명상 전문가는 머릿속으로 자신을, 그다음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고 나중에는 전체 사람으로 대상을 반복적으로 확장하라고 권한다. 이 훈련은 사회적 연결성과 관련된 두뇌 영역을 확장시킨다.
공감 능력의 훈련은 악기 훈련이나 언어 훈련과 비슷하다. 의식적으로 몇 가지의 습관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능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견, 권위, 거리, 부인 등과 같은 장벽을 넘어서 다른 사람들의 정신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의식적으로 상상력을 동원하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면, 낯선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나 철저히 듣기, 타인에 대한 배려 등도 도움이 된다. 실용적인 면에서 공감 능력도 주목받고 있다. 협업이나 팀워크가 날로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감을 응용해 자기 행동의 지침으로 삼는 복잡한 사회적 기술에 통달하지 못한 사람은 도태될 것이다”라는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되돌아보도록 돕는 성찰의 시간에 도움을 줄 것이며 아울러 새 출발을 향한 각오를 다지는 계기를 제공하는 책이다. 공병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