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라이선스 및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유한양행은 계약금 1500만 달러(약 168억 원)를 수령하고, 개발 및 매출 마일스톤 기술료 7억7000만 달러(약 8624억 원)와 더불어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받는다. 길리어드는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합성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개발 및 사업화 권리를 갖고, 유한양행은 대한민국에서 사업화 권리를 유지한다. 비임상 연구는 두 회사가 함께 진행하고, 글로벌 임상 개발은 길리어드가 담당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1조4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수출 성공으로 업계에 새로운 역사를 쓴 이 사장은 불과 2개월 만에 연속 홈런을 날렸다. 그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총 12억5500만 달러 기술수출하면서 유한양행의 저력을 알린 바 있다.
NASH는 간에 지방 축적과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진행성 질환으로, 간 손상 또는 섬유화를 유발해 간 기능을 손상한다. 심한 경우 말기 간질환, 간암 등으로 발전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뾰족한 치료제가 없어 치료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다. 미충족 수요가 큰 글로벌 NASH 치료제 시장은 2026년 약 2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한양행은 매출액 기준 업계 1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R&D 분야는 다소 미진한 것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지난해 7월 2400억 원 규모의 퇴행성 디스크치료제 ‘YH14618’에 이어 11월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하면서 R&D 중심 제약사로 자리매김했다.
유한양행의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이 사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사장은 2015년 취임 후 바이오 벤처에 2000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통해 신약후보물질을 대거 확보, 미래 먹거리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최종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기 전에 달성한 이번 기술수출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표적인 조기 성과로 평가 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