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 등에 따르면 이 조합은 지난 8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현대산업개발 시공자 선정 취소의 건'을 가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 총회에서 총 1622명의 조합원 가운데 857명(서면결의서 제출 포함)이 참석했고 745명이 찬성해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지위를 취소됐다.
앞서 반포3주구 조합은 시공사 공개경쟁입찰에서 두 번의 유찰 끝에 지난해 7월 현대산업개발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 당시부터 특화설계안과 공사범위 등을 놓고 반대 조합원들과 갈등을 좁히지 못했다.
조합은 이날 새로운 건설사를 다시 선정해 수의계약을 진행하겠다는 안건도 의결했다. 때문에 향후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조합은 최근 주요 대형 건설사를 상대로 시공사 참여 의사를 타진했고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 4개사가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외에도 관심을 가진 건설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9일과 10일에는 이들 건설사가 조합원 대상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많은 건설사들이 뒤늦게 반포 3주구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올해 업계의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에서 보기 드물게 대형 재건축 사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합이 내세운 수의계약의 영향도 적지 않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경우 경쟁입찰에 비해 특화설계 등 조건을 내걸지 않아도 되는 만큼 사업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수주전이 벌어지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시공사 자격이 박탈된 현대산업개발만 하더라도 조합의 결정에 불복해 즉각 총회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번 총회의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결과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 회사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라도 총회효력정지가처분 등 할수 있는 최대한의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일부 조합원들은 이달 20일 조합장 해임 총회도 추진하고 있다. 전날 열린 총회도 정족수를 겨우 채워 어렵게 열린 상황에서 조합원 내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건설사들로서는 부담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설명회까지 지켜 본 후에 수주전에 뛰어들지 결정할 것 같다”면서 “최근 어려운 상황에서 수주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의 반발도 있고 착공까지 어려움이 많을 거 같아서 건설사마다 고민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현재 전용면적 72㎡ 1490가구 규모로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8087억 원으로 지난해 서울시 내 재건축 단지 중 가장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