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러스투자증권(이하 토러스증권)의 새 주인이 된 디에스네트웍스가 3개월짜리 근로계약서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 대로 손쉽게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러스증권은 지난해 말 회사 임원 및 계약직 직원들에게 근로 계약기간을 올해 1월 1일부터 3월 31일로 못 박은 3개월짜리 고용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회사 비등기임원과 계약직 직원이 대상으로, 9월 말 기준 44명으로 전체 인원(80명)의 절반을 넘는다.
고용 계약기간을 종전 1년에서 3개월로 줄이겠다는 일방적 통보에 임직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디에스네트웍스가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3월까지 단기 고용만 가능하도록 토러스 측에 종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배경이다. 일부 임직원은 부당한 요구라며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특히 정규직 비율이 낮고 노조가 없다는 점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소외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통상 규모가 크거나 노조가 있는 증권사는 합병 전 고용보장과 단체협약 승계 여부가 논의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매물로 나왔던 SK증권은 SK그룹과 노조의 요구에 따라 주식매매계약(SPA) 본계약 체결 때 계약 조건으로 5년간의 의무고용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3개월짜리 근로계약서는 대놓고 구조조정을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이와 관련 직원들의 투서가 금감원에 제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토러스증권 관계자는 “작년 말 계약이 종료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거쳐 3개월 한시로 계약직 연장에 동의한 임직원만 추가 계약을 맺었다”며 “계약 종료시점을 3월로 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정작 디에스네트웍스 측은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정서 제출 여부와 관련해서는 개인 신원보호 문제로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과정에서 경영문제에 관여할 권한이나 의무는 없지만,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인수자 측에 법적 문제가 없도록 관리의 필요성을 담은 의견은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건설업이 본업인 디에스네트웍스는 지난해 10월 31일 자회사인 디에스앤파트너스를 통해 최대주주인 손복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13.56%)을 인수키로 했다. 손 회장의 지인을 포함한 구주주 지분까지 인수해 주식 총 7254만 주를 손에 넣으며 지분율 95.45%를 확보했다. 토러스증권을 부동산 중심 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