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미ㆍ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중국의 대외무역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6일 한국은행이 펴낸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중국의 수출액과 수입액은 1년 전보다 각각 4%, 4.4%씩 증가했다. 3분기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11.7%, 20.4%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둔화한 것이다.
월별로 보면 10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12월 마이너스로 반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수출과 수입은 10월 14.3%, 20.3% 증가한 데 비해 11월에는 3.9%, 2.9%로 그 폭이 작아졌다. 12월에는 각각 -4.4%, -7.6%로 감소했다.
한은은 이처럼 중국의 대외무역이 부진한 원인으로 △미·중 간 무역분쟁 △주요 선진국 수요 둔화 △중국 내수 위축 등을 꼽았다.
지역별로 보면 선진국과의 교역은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입 모두 둔화했다. 실제로 11월까지 10% 안팎의 성장을 지속하던 대(對)미 수출은 12월 -3.5%로 하락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를 염두에 둔 선 수출 효과”라고 분석했다. 대미 수입의 경우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 감소, 내수 위축 등의 영향으로 9월부터 감소 전환했다.
신흥국에서는 중국의 가공무역 감소에 따른 공급체인 약화 등의 영향으로 동남아 국가에 대한 수출의 증가 폭이 3분기 15.2%에서 4분기 7.4%로 둔화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20.3%에서 -1.3%로 감소 전환했다.
품목 기준으로는 미·중 간 관세부과 대상이자, 글로벌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는 품목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수출의 경우 스마트폰, LCD, 신발 등이 음(-)의 성장을 보였고, 수입은 내구 관련 품목과 일부 농산물이 감소했다.
한은은 올해 대외무역의 향방이 미·중 간 무역협상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무역분쟁이 해소된다면 불확실성의 완화와 중국 정부의 수출 지원정책 등에 힘입어 수출과 수입 모두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반대로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크게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