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전망으로 가득찼던 코스피가 깜짝 외부 호재에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예상밴드를 잇따라 상향하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10.25% 상승하는 등 연초 최저점(1984.53포인트)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지수 역시 같은 기간 9.1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외부 변수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면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또 지난해부터 증시를 짓눌러왔던 무역분쟁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글로벌 시장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약세와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역시 코스피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정책과 무역협상 이외에도 환율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은 거의 전적으로 환율에 의해 결정되는데, 달러화 약세·위안화 강세 흐름은 밸류에이션을 강하게 끌어올리며 장기 랠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갑작스러운 호조세에 당황하면서 코스피 예상밴드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실제 코스피 예상밴드 최저점은 단기간에 1840포인트에서 2000포인트로 크게 올랐다. 최상단 역시 2080포인트에서 228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IBK투자증권이 제시한 예상밴드 하단은 한 달 사이 1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2월에 코스피가 장기 바닥권을 탈출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은 주식시장의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합리화시켜주고 있다“며 ”경기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책이 가동되면 코스피의 우상향 흐름은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추가적으로 남아있는 4분기 실적 발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기업이 어닝쇼크(시장예상치보다 저조한 실적)를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실적시즌 전후 투자심리의 변화로 하향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 글로벌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적 하향 조정세가 멈춘다면 코스피는 반등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