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환경 속에서 새 수익원이 과제로 떠오른 미국 금융업계에 기업 인수·합병(M&A)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캐나다 스타트업 솔리움캐피털을 약 9억 달러(1조4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건스탠리가 추진하는 M&A 중 가장 큰 규모다. 모건스탠리는 솔리움캐피털을 8일 종가 13.36캐나다달러에 43%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19.15캐나다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다.
솔리움캐피털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기업들에 재무관리와 주식관리 등 재무 관련 경영 툴을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기업 직원들이 급여 일부로 받는 주식을 관리해주기도 한다. 현재 솔리움캐피털은 약 3000개 기업 고객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대형 M&A 소식에 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남부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 BB&T와 선트러스가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 최대 규모의 M&A(282억 달러)를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미 금융권은 저금리 여파로 수익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핀테크 도입 움직임이 거세다. BB&T와 선트러스의 합병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는 이번 모건스탠리의 솔리움캐피털 인수가 금융업계의 핀테크 붐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기존 주식보상 관리 사업을 통해 이미 330여 개 대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젊은 스타트업 고객까지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스타트업이 성공하면 하룻밤 사이에도 젊은 부자들이 대거 탄생하는데, 이들을 모두 고객으로 유치한다는 것이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은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이 없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와 부유층 등 고객의 저변을 넓히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모건스탠리의 이번 인수 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들은 WSJ와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투자자가 유기적 성장과 차세대 고객 유치 등 의문을 제기해왔다”며 “모건스탠리의 결정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호평했다. 또 “모건스탠리가 상당히 의미 있는 전략을 펼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