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타결 기대감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다만 타결은 아니라는 점에서 원·달러는 1120원에서 막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원·달러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박스권 인식이 강했다고 전했다. 위안화가 6.6위안선까지 떨어지는 등 강세를 보였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은 막히고 있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협상 타결 관련 재료는 이미 다 반영한 것이 아닌가라는 평가도 나왔다.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북미정상회담도 주목할 변수로 꼽았다. 다만 획기적인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봤다. 원·달러는 이번주 1115원에서 113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122.8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저가는 1120.0원으로 13일 장중 기록한 1119.8원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 변동폭은 2.8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2.33원 떨어진 1013.42원을 기록했다. 이는 2개월만에 최저치였던 14일 1013.0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나흘만에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2.0/1122.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1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주류를 이뤘다. 역외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원·달러는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하락했다. 다만 1120원은 지지됐다. 더 떨어지기엔 협상 관련 타결소식이나 쟁점사항에 대한 합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협상이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협상을 이틀 연장했다.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듯 싶다”며 “이번주 북미정상회담도 열리는 만큼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뉴스가 나온다면 원·달러는 더 떨어질수 있겠다. 다만 우호적이거나 다음 협상에 대한 예고 등 확실한 어떤 합의가 없다면 원·달러는 반대로 오를수 있겠다. 이번주 원·달러는 1115원에서 1130원 사이 등락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협상 이슈로 하락출발했지만 역시나 이후 변동성이 없었다. 레인지 심리가 워낙 강해 아래로도 위로도 못가는 흐름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딱히 레인지를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로 위안화가 6.6위안대까지 떨어졌음에도 원·달러는 거의 변화가 없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은 다 반영된 만큼 이로 인해 원·달러가 더 하락할 것은 없을 것 같다”며 “북미정상회담도 주목해봐야겠지만 획기적인 뭔가가 나오지 않는다면 외환시장엔 별게 없을 것 같다. 이번주 1115원에서 1130원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3시55분 현재 달러·엔은 0.06엔(0.05%) 떨어진 110.61엔을, 유로·달러는 0.0015달러(0.13%) 상승한 1.134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32위안(0.19%) 내린 6.6869위안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