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을 당분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굳혔으며 이를 이미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26일(현지시간)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미국은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를 취하면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대북 지원을 자국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 카드’로 하고 싶은 의도가 있어 회담 후 북한의 향방을 파악하고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 지난해 6월 열린 1차 북미회담 합의문에는 ‘한반도 비핵화’가 명기됐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회담 후 실효적인 행동을 아무것도 취하지 않았다”며 “2차 회담에 어떤 합의가 나오더라도 북한이 움직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에 우리는 미국 측과의 실무자 절충에서 즉각적인 경협과 인도적 지원 실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예외’를 둘 가능성이 있지만 일본 외무성의 한 고위관리는 “납치 문제도 있어서 일본은 지원할 수 없다”며 “미국도 일본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의료 지원을 실시하는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도 자국의 거출금을 북한 지원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북한은 경제파탄이 난 국가가 아니다”라며 “단지 식료품과 의약품을 국민에게 배분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보좌관인 소노우라 겐타로는 전날 워싱턴D.C.에서 데이비드 헤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을 만나 회담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조기 해결을 제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도 2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납치 문제 제기를 요청하는 등 거듭 일본 최대 관심사가 2차 북미회담에서 거론되기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