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활성화 방안을 담은 금융혁신안이 롯데카드 매각에 큰 변수로 떠올랐다.
`페이' 방식의 결제시스템에선 카드가 필요 없어지고, 이에 따라 롯데카드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일부 투자자들은 철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매각 자체가 혼돈에 빠졌다.
27일 롯데카드 본입찰에 참여한 한 투자자는 "롯데카드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금융위원회 혁신안은 카드업의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페이가 지배하는 세상에선 카드업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25일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저비용 공동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핀테크기업과 은행이 결제·송금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간편결제, 이른바 페이의 대표적인 예는 중국의 알리페이다. 이 시스템에선 은행 계좌와 결제앱이 직접 연결돼 신용카드가 없어도 기존 카드와 똑같은 결제서비스를 이용할수 있다. 미국의 페이팔도 같은 시스템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결제·송금을 처리하는 금융결제망은 은행만 이용 가능했으며 소형 핀테크 기업에 일부 접근을 허용했다. 앞으로는 모든 핀테크 결제사업자가 은행결제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정책적으로 간편결제 업계를 밀어주는 셈이다.
금융위는 "신용카드의 외상 결제로 인해 가계건전성에 부정적이고 연간 카드수수료로 부담하는 비용이 11조 원에 이르는 등 경제 전반에 부담"이라며 "간편결제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인프라"라고 지적했다. 카드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페이 시장 성장을 막는 장애물로 지목한 것이다.
롯데카드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인수가격이 많이 낮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 가격에 대해 투자자들이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롯데카드 적정인수후보군(숏리스트)에는 한화그룹, 하나금융지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등이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