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견기업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 위기를 맞고 있는 중소기업이 혁신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이른 바 '중기 디지털화' 시스템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지털 시스템은 △체계화 △지수화 △조직화 △표준화 등의 단계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중소기업연구원 박재성 연구위원과 최종민 부연구위원은 3일 '디지털 혁신을 통한 중소기업 재도약'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디지털화란 센서와 사물인터넷을 결합한 공정혁신에 주력하는 ‘스마트공장’을 뛰어 넘어 생산-마케팅-재무-인력관리 등 경영 전반에서 중소기업의 일하는 방식, 대응하는 방식, 사업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것이며, 중소기업이 경제 및 산업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실질적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혁신성장과 중기도약을 위한 디지털화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빅데이터나 전자상거래, CRM(고객관계관리) 이용 수준은 OECD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혁신 역량의 부족으로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위원은 "한국과 같은 제조업 기반의 독일은 2000년대 중반부터 체계적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해 왔다"며 "인더스트리 4.0→디지털 어젠다 2014~2017→디지털 전략 2025 등의 시스템 적용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중기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히 독일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디지털화 달성 수준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지수화', 플랫폼 인더스트리 4.0과 같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산업 변화의 애로를 해결하고 발전 방향을 설계하는 '조직화', 산업 각 분야별 디지털화 확산을 촉진하기 위한 데이터 인터페이스의 '표준화' 등 3가지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박 위원은 이 같은 독일 사례는 중소기업 혁신성장의 촉매로서 국가적 과제로 디지털화를 인식해야 하며, 각 분야의 디지털화를 점수화하고 지수화해 정책지표로 관리함으로써 체계적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는 입장이다.
이어 그는 지역별 혁신역량센터를 조직해 디지털화를 확산시키고, 중소기업이 쉽게 디지털화에 나설 수 있도록 표준화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는 구호나 의지만으로 달성될 수 없다”며 “시급한 것은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버금갈 만한 혁신성과 생산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화를 통한 중소기업 혁신은 대기업의 하청 생산업체로서 발전해 온 중소기업의 위상을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디지털화를 통해 산업화 시대 하청 생산에서 디지털 시대 특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도 “‘디지털 중소기업’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육성해 향후 2~3년 내 가시적인 변화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디지털화 지원체계 수립과 산업 내 디지털 인프라 형성을 위한 디지털화 신규 기금의 설치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