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옥슨힐 게일로드 내셔널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연례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2019’에 참석해 “미국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걸림돌이 있다”면서 연준을 걸고 넘어졌다. 트럼프는 “연준에는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좋아하는 양반이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꼬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년간의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이 없었다면 지금 어땠을지 생각해보라”며 “아마 달러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기업 거래를 방해하는 달러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에 바람직한 수준의 달러를 원한다”며 달러 강세가 미국의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두 차례로 예정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보류하고 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파월 의장은 “당분간 금융 정책 변경에 강한 인내심을 갖겠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또 그는 “보유자산 축소 정책의 세부사항을 경제·금융에 맞춰 조정할 것”이라며 “보유자산 축소 정책을 마무리할 적절한 시점과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도 밝혔다.
CNBC는 “트럼프가 연준을 비판한 것은 통화 정책에서 더이상의 변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한동안 잠잠했던 트럼프의 연준 견제가 다시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연준 비판에 나선 것은 미국 내 혼란이 다소 수그러들며 기를 펴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CNBC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는 2차 북미정상회담 참석 차 베트남에 가 있는 동안,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의회 폭로, 야당인 민주당의 비상사태 선포 무력화 결의안 하원 통과 등으로 사실상 궁지에 몰린 상태였다. 그러나 친정인 공화당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핵 담판 결렬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자 기세가 등등해진 모습이다. CNBC는 “어깨를 편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연준을 향해 비판의 잣대를 들이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연준이 미쳤다”며 “연준이 우리 경제의 유일한 문제”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FOMC 회의 바로 전날에는 트위터에 “금리 인상을 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