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노사는 13일(현지시간) 춘투에 돌입했다. 춘투란 매년 2~3월 사이 노사가 임금협상에 나서는 것으로, 이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는 걸 관제춘투라 한다.
춘투 시즌 돌입과 함께 주요 기업들은 올해 임금 인상률에 대해 노조에 답변을 시작했다. 올해 춘투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고민하는 유통, 외식 산업과 중소 기업들이 어느 정도까지 임금을 인상할지가 최대의 쟁점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노조의 기대보다 낮은 인상률을 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요타는 노조가 요청한 1만2000엔(약 12만2085원)을 밑도는 1만700엔을 제시했다. 혼다는 전년보다 300엔 낮은 1400엔 인상으로 타결했다. 파나소닉과 히타치, 미쓰비시 등도 전년보다 500엔 낮은 1000엔에 합의를 봤다.
닛케이는 “현행 8%인 소비세율이 올 10월 10%로 인상될 예정인데다 중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가 기업들에 부담을 안겨줬다”며 “실적 악화 요소가 증가한 가운데 기업들의 반(反) 관제춘투 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베 내각은 지난 2014년부터 6년간 재계에 임금 인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은 올 1월 회원사의 임금협상 지침 격인 ‘경영노동정책특별위원회보고’를 발표해 아베 내각의 임금인상 개입을 비판했다. 문서는 “임금인상은 경영자가 임금 결정의 대원칙에 따라 주체적으로 판단할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앞으로 임금인상은 노사에 의해 철저하게 논의를 거쳐 기업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5월 선임된 나카니시 히로아키 게이단렌 회장도 아베 내각이 시작한 관제춘투에 대해 “본질적 임금인상 논의를 하지 않은 채 정권에서 임금인상 목표 수치가 나오는 것에는 위화감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