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가 치아상실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잇몸병이 대사증후군 유발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도 나왔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1회 잇몸의 날’(3월 24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보철과 윤준호 교수팀은 ‘당뇨가 치아상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빅데이터 활용 연구를 통해 당뇨환자의 치아상실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뇨 진단을 받았으나 심하지 않은 집단의 치아상실 위험도 1.29배에 비해 인슐린을 투여하는 심한 당뇨 환자 집단의 치아상실위험이 1.51배로 더 높았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 백만 명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호트 연구로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오랜 시간에 걸쳐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치과 방문횟수가 증가할수록 치아상실 위험은 감소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뇨환자의 경우 잇몸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반드시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잇몸을 세심하게 관리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잇몸병(치주병)이 대사증후군과도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학교 치주과 김옥수 교수는 ‘한국인에 있어서 잇몸병의 심도와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중등도 이상의 심한 잇몸병 환자군에서 대사증후군이 1.13배 정도 더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광주광역시 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50세 이상의 성인 5078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잇몸병이 있는 남성이 대사증후군과의 관련성이 높았다. 그러나 성별에 상관없이 치아와 잇몸 사이 틈인 치주낭 깊이가 4㎜이상(중증도 잇몸병)으로 깊은(PPD≥4㎜) 부위의 비율이 클수록 대사증후군이 높게 나타났다. 김 교수는 “치주낭의 깊이와 대사증후군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치주낭 깊은 곳에 존재하는 치태세균이 직접 혈관으로 침투하거나 염증반응을 일으켜 전신질환을 야기하는 것으로 그 기전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의 잇몸병 관리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잇몸병이 있으면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고, 신장 합병증이나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며 “잇몸병 치료가 당뇨환자의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당뇨병 환자에게 이 같은 관련성을 알리고, 잇몸 건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함께 제언했다.
이날 대한치주과학회 구영 회장과 임원진은 ‘당뇨환자의 잇몸건강 관리를 위한 3.2.4 수칙’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