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국회, 노사가 책임감을 갖고 조속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8차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위원회 참석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시한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한국이 조속히 행동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ILO 핵심협약 비준을 미룰 경우 보복 조치를 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우리는 분쟁은 피하려고 하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여러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쟁 국면으로 들어가면) 해당 국가의 평판도 심한 손상을 받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빠른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말스토롬 집행위원은 전문가 패널 소집과 관련해서 '데드라인'을 정한 것은 아니라며, 이날 기자회견 직후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만난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1991년 ILO 정식 회원국이 됐지만, 결사의 자유에 관한 제87호와 제98호 협약을 포함한 핵심협약 4개를 아직 비준하지 않았다.
EU는 한국이 한-EU 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에 규정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작년 12월 분쟁 해결 절차에 돌입했다.
분쟁 해결 절차의 첫 단계인 정부 간 협의는 지난달 18일 끝났고 EU는 이번 무역위원회에서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지 않으면 다음 단계인 전문가 패널 소집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