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서 글로벌 재정정책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발간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재정수지가 흑자인 국가들은 감세나 투자 등을 통해 성장률 제고에 힘써야 한다”며 “이들 국가는 아직 충분한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회의에 참석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미국은 성장률 제고를 위해 현재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며 라가르드 총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날 회의의 핵심 현안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맞선 부양책의 실행 방안 등이었다.
특히 IMF는 이달 초 스위스에 공공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한 데 이어 이날 한국과 독일, 호주 등을 재정적 부양책을 펼쳐야 할 국가들로 지목했다.
IMF는 한국의 올해 재정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8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06년부터 연간 예산을 흑자로 꾸려나가고 있다. IMF는 한국과 호주가 유럽과 달리 당장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칠 필요는 없지만 향후 필요하다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독일의 재정수지 흑자는 GDP 대비 1.148%, 스위스는 0.258%를 각각 기록할 전망이다. 호주도 앞으로 수년 안에 재정수지가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미국은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가 4.633%, 중국은 6.063%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과 스위스 등은 재정흑자를 부채 감축과 미래 은퇴자들을 위한 사회보장비용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비 등으로 쓰고 있다. 또 독일의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자국 정부의 공공투자 증가, 감세 정책, 저소득층 지원 정책 등을 거론하며 IMF의 요구에 반박했다. 그는 “IMF는 우리가 현재 충분히 하고 있는 것들을 재차 요구하고 있다”면서 “현재 독일의 안정적인 재정상태는 다음 경기 불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험은 독일의 재정이 아니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미·중 무역분쟁”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독일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며 “독일은 아직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낮아서 재정정책을 펼쳐 경제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