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7거래일째 약세(국고채 3년물 기준)를 이어갔다. 밤사이 미국채 금리가 상승한데다, 중국 경제지표 호조도 영향을 줬다.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대량 매도에 나서며 약세장을 이끌었다.
다만 최근 약세장이 계속되면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선반영 인식이 확산하면서 장막판 일부 약세폭을 만회했다. 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동결(1.75%)하고, 올해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로 유지(2.6%) 하더라도 시장이 상당부문 반영했다고 본 것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장과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과 선반영인식이 장을 움직였다고 진단했다. 즉 외인의 선물 대량매도는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한 것이고, 이후 되돌림은 선반영인식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당장 금리인하가 아니어도 연말이나 내년초 인하 가능성을 본다면 3년물 이상 구간은 매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봤다. 실제 분석결과 그간 금리인하 기대감이 있을 경우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간 금리차는 5bp 부근이 최대치였다고 전했다. 일단 금통위 결과를 본후 장이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다. 당장은 외국인 움직임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한은 기준금리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2.8bp로 확대됐다. 10-3년간 스프레드도 0.2bp 벌어진 16.9bp를 보였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전일과 같은 112.1bp였다.
미결제는 5322계약 감소한 35만9744계약을 보였다. 반면 거래량은 5만1014계약 증가한 12만1109계약으로 지난달 15일 12만2631계약 이후 한달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원월물 미결제 59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34회로 1월4일 0.39회 이후 3개월보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만3796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2017년 10월10일 1만6721계약 순매도 이후 1년6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규모다. 반면 금융투자는 1만2563계약 순매수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지난달 15일 1만3854계약 순매수 이후 한달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다. 개인도 109계약을 순매수해 7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2틱 내린 127.67을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역시 개장가와 같은 127.79였다. 장중 저점은 127.47로 장중변동폭은 32틱이었다. 미결제는 1304계약 줄어든 12만5291계약을, 거래량은 1만4384계약 증가한 8만8034계약을 보였다.
원월물인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42틱 떨어진 127.53을 보였다. 미결제는 137계약, 거래량은 121계약이었다. 합산 거래량은 8만8155계약으로 지난달 29일 9만8436계약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합산 회전율은 0.70회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5710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3일 6688계약 순매도 이후 2주일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세다. 반면 금융투자는 4238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이는 전달 15일 5105계약 순매수 이후 한달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다. 은행도 1965계약 순매수해 사흘째 매수세를 보였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의 경우 고평 5틱을, 10선의 경우 고평 4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이어 “금통위에서 예상대로 성장률을 유지하고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시장금리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는 상황이다. 금리가 추가로 오르기보단 제한되는 모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당장은 외국인 움직임이 변수가 되겠다”고 예측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채 약세로 원화채도 같이 밀렸다. 결국 금통위 때문에 외국인 대량매도가 나와 장이 밀렸고, 또 금통위에 때문에 장후반 약세를 만회하는 흐름이었다. 한은이 만장일치 동결에 성장률 전망 유지, 물가 하향조정만 하더라도 장이 큰 폭의 약세를 보이긴 힘들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통위 뚜껑이 열려야 장이 움직일 것 같다. 다만 과거 상황을 보면 인하 기대감이 꺾이지 않을 경우 국고3년물과 기준금리간 금리차는 5bp 부근이 최대치였다. 연말 내지는 내년 금리인하를 생각해도 3년물부터는 매수해볼만하기 때문이다. 결국 장이 밀려도 3년물 기준 3bp 정도 더 오르는 수준이 되겠다”며 “국내 기관들의 10년 롱이 무겁다는 소문이다. 쉽게 롱을 포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대한 불안감으로 커브로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