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효환율 중 물가를 포함하지 않은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과 이를 감안한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간 격차가 11년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최근 국내 물가가 0%대 오름세에 그치며 주요 교역대상국들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실질실효환율은 1년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하락률도 세계 60개국중 8위에 올랐다.
명목실효환율도 0.75%(0.87포인트) 내린 115.58을 보였다. 이 역시 지난해 7월(115.58) 이래 최저치다.
다만 명목보다 실질 실효환율이 더 떨어지면서 두 사이의 격차는 4.71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는 2008년 2월(5.49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중치가 큰 위안화는 강세를 보였고,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도 원화보다 덜했다.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 상대적으로 물가측면에서는 약세로 작용했다.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도 주요 교역국보다 낮았던 탓”이라고 전했다.
실제 3월 기준 전년동월비 소비자물가를 비교해 보면 한국은 0.4% 상승해 3개월연속 0%대 오름세에 그쳤다. 반면 한국과 교역비중이 가장 큰 중국의 경우 2.3% 올랐고. 유로(1.4%)와 일본(0.5%)도 한국보다 높았다. 미국 역시 1.9% 상승을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도 미국은 0.69%(0.80포인트) 오른 116.07을, 유로는 0.52%(0.48포인트) 상승한 93.07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국가는 각각 3월 상승률 7위와 10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0.05%(0.06포인트) 떨어진 124.45를 보였다.
같은기간 원·달러 평균환율은 전월대비 0.7%(8.27원) 오른 1130.72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1130.81원) 이후 처음으로 113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실질실효환율(REER)이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명목실효환율(NEER)은 교역량만 가중 평균한 지표다.
한편 BIS는 3월 실효환율 발표부터는 베네주엘라를 뺀 60개국으로 집계하기 시작했다. 최근 인플레가 급등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어 사실상 집계가 무의미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베네주엘라의 2월 실질실효환율은 3.03%(0.02포인트) 급등해 61개국가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었다.
아울러 무역가중 비중을 2014년에서 2016년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1994년 1월부터 집계되는 시계열 수치가 모두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