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9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은 488억6000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달(498억5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0% 줄어든 액수다. 한국의 월간 수출 성적(전년 동월 대비)이 악화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다섯 달째다.
4월 수출 실적 악화는 다른 달보다도 더 뼈아픈 성적표다. 지난해 4월엔 수출액이 전년 같은 달보다 2.0% 감소해 다른 달에 비해 기저 효과가 덜하기 때문이다. 수출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수출 부진 원인으로 미·중 무역 분쟁, 주력 품목 수출 단가 하락 등과 함께 지난해 수출 호황에 따른 기저 효과를 꼽아왔다.
지난달에도 주력 품목 부진은 이어졌다. 13대 수출 주력품목(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석유 제품, 철강, 평판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섬유류, 가전, 컴퓨터) 가운데 기계와 자동차, 선박을 뺀 10개 품목의 수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수출 호황 주인공이던 반도체 수출액은 84억5500만 달러로 1년 새 13.5% 급감했다.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 등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수출 단가도 내림세기 때문이다. DDR 8기가 D램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4월 9.0달러에서 지난달 4.3달러로 반토막 났다.
석유화학 수출액도 45억8600만 달러에서 38억9400만 달러로 5.7% 줄었다. 수출 물량은 늘었지만 미국발(發) 물량 공세로 수출 단가가 하락한 탓이다. 철강 수출(26억5300만 달러) 역시 미국, 유럽 등의 수입 규제로 7.7% 감소했다.
다행히 선박 수출은 수주 가뭄 해갈과 LNG선ㆍ시추선 인도 등 호재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수출액이 53.6%(17억7700만 달러→27억3000만 달러) 급증했다. 일반기계 수출(46억 달러)도 미국 건설경기 호조,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유전 개발 바람을 타고 0.3% 반등했다.
수출 지역별로는 대중(對中) 수출액이 지난해 130억3000만 달러에서 124억4000만 달러로 4.5% 급감했다.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기계 등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수출 실적이 크게 늘었던 아세안 지역 수출 역시 84억7000만 달러로 1.0% 감소했다. 다만 대미 수출(61억7000만 달러)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등 선전에 힘입어 3.9%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줄어든 447억4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41억2000만 달러 흑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어려운 통상 여건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고군분투하여 4월 수출이 2개월 연속하여 감소폭이 둔화되고 물량이 증가세로 반전되었지만 현재 수출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며 “어려운 수출여건에 직면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적기 지원을 위해 추경이 조속히 확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