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과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농협은행과 계약이 종료되는 전남교육청과 광주교육청은 9월 안으로 신규 금고 선정에 나선다. 선정된 은행은 4년간 해당 교육청의 교육비특별회계와 기금을 담당하게 된다.
교육청 금고는 은행 기관금융 내에선 시·도 금고 다음으로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전국의 교육청 금고로 들어오는 예산은 70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교육청 종사자는 물론 공립 초·중·고등학교 교사까지 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중은행이 교육청 금고 사업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다.
그러나 교육청 금고 시장은 기존 농협은행이 구축한 벽이 만만찮다. 부산교육청(부산은행)을 제외하고 서울·경기·인천·충남·충북·세종·경북·경남·전북·전남·광주·대전·대구·제주·강원 등 15개 교육청 금고는 모두 농협은행이 쥐고 있다. 부산교육청의 경우 “부산은행이 지켰다”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교육청 금고에 있어 농협은행의 입지는 상당하다. 그나마 상급 교육청에선 경쟁이 가능한 구조지만 하급 교육청에선 이마저도 어려운 구조다. 예규에 따르면 시·군 내에 금융기관이 한 곳밖에 없을 경우 공개입찰이 아니라 수의로 계약을 진행하게 돼 있다. 지방 곳곳까지 지점이 없는 시중은행의 입장에선 불리한 조건이다. 이러한 탓에 경쟁입찰 조건을 내걸어도 농협은행의 아성을 무너뜨리기가 어렵다. 대부분 금고 선정에 있어 농협은행이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배경이다.
다만 최근에는 사정이 좀 달라졌다. 교육청 금고는 기존 은행에 유리하다는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따라 2016년 8월부터 예규가 변경됐다. 기존 금융기관의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협력사업은 실적 대신 계획으로만 평가하기로 했다. 또 협력 사업비에 대해선 교육청이 집행 내역을 공개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광주·전남교육청은 예규가 변경된 후 처음으로 금융기관을 선정한다. 이전까지 교육청 금고를 따내지 못한 여타 시중은행으로서는 도전해볼 여지가 열린 셈이다.
최근 시·도 금고 경쟁에서도 기존 주인이 바뀌는 상황이라 농협은행도 장담하긴 어렵다. 신한은행은 100년 넘게 서울시 금고 운영권을 독점하던 우리은행으로부터 금고 운영권을 가져왔다. 지자체 금고는 과도한 협력 사업비가 도마에 오를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교육청 금고 쪽에선 농협은행의 입지가 단단해서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지만, 올해는 입찰에 응할 예정”이라며 “경쟁 입찰로 갈 수만 있다면 승산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