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프로야구 현역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 임창용이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과의 불화설에 대해 언급했다.
22일 임창용은 한국스포츠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기태 전 감독과 불화설이 시작된 지난해 6월 6일 KT 위즈와의 경기를 회상하며 "그 전까지 나는 마무리로 던지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팀이 4-1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준비가 다 끝난 상태이고 9회는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몸도 안 풀고 있는 김윤동을 올리더라"면서 "'분명 나라는 존재가 그 자리에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화가 났다. 나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줬으면 화가 안 났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애초 게임 전이나, 1시간 전이나, 하루 전이나 선수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줘야 선수도 준비할 것 아니냐"면서 "감독이 '나는 이렇게 운영을 할 테니 선수들은 이렇게 따라오라'고 하면 누가 그것에 반기를 들고 반항을 하겠나. 그런데 아무런 말도 없고 아무런 준비도 안 돼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통보를 하니깐 선수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기태 전 감독은 스타일 자체가 모든 경기를 감독이 전부 책임을 지려고 한다. 그래서 가끔 보면 너무 부담스러워 보인다"라며 "어린 선수들이야 뭘 모르니깐 나가라면 나가고 들어오라면 들어오겠지만 베테랑 선수는 야구를 오래 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스타일과 루틴, 책임감이 있는데 그런 책임감을 존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라고 전했다.
임창용은 이어 "내가 갑자기 그런 것도 아니다. 내가 KIA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거의 3년을 참았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은 팀이고 분위기를 흐리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라며 "웬만하면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참고 넘어간 것이 많았는데 그 날은 못 참겠더라. 그래서 한 번 터뜨린 것이 나에게는 비수가 돼 날아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임창용은 김기태 전 감독에 대해 "선배로서, 남자로서는 정말 최고다. 다만 성격이 나랑 똑같은 것 같다. 성격도 비슷하니깐 자꾸 부딪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임창용은 이후 2군으로 밀려났고, 돌연 7월 10일 1군에 콜업돼 선발로 전환했다. 그는 "나는 1군에 콜업됐을 때 김기태 전 감독의 화가 풀린 줄 알았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다"라며 "내가 아쉬운 것은 6월에 그렇게 나를 2군에 내려 보냈으면 그때 방출을 시켜주던지, 트레이드를 시켰으면 지금까지 야구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지금까지 마무리만 했던 나를 갑자기 불러서 선발까지 써놓고 곧바로 방출 시킨 것은 내가 생각했을 때 '감정적인 보복'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 토로했다.
그는 야구를 딱 1년만 더 하고 싶었다고 했다. 임창용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년만 더하고 싶어서 방출 통보를 받고도 웬만하면 조용히 나가려고 '알겠습니다' 하고 나왔다"라며 "나는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다른 팀에서 1년 정도는 더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 이후에 생각해보니 내가 몸담았던 팀에서도 나를 불편해하는데 다른 팀에서는 얼마나 불편해할까 싶어서 빨리 포기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시즌 KIA는 불펜진이 제 역할을 못하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김기태 전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고, 시즌 초반 임창용의 빈 자리가 커 보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