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기업 페이스북이 가상화폐(암호화폐) 리브라(Libra) 코인을 통해 블록체인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의 패권을 쥐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코인 시장을 장악과 함께 거대 권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단순 결제 플랫폼의 역할만 할 것이란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7월 16일 페이스북 가상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의 공청회를 개최해 리브라와 관련한 디지털 통화 및 데이터 프라이버시, 잠재적 리스크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공청회는 24억여 명의 고객 정보를 보유한 페이스북 서비스와 가상화폐가 결합되면, 자칫 막강한 권력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에게 현재보다 많은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기회를 줘서는 안된다"며 "페이스북은 우리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있어 너무 많은 힘과 끔찍한 과거를 갖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을 꼬집은 것이다.
지난해 3월 영국의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 사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무단 유출했다고 밝혔다. 9월에는 해커들이 페이스북 사용자 2900만 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을 수집한 사실도 밝혀졌다.
계속되는 개인정보 유출로 페이스북의 고객정보 관리 체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방대한 개인정보를 통해 리브라 코인의 고객신원확인(KYC)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페이스북이 화폐나 결제 시스템 도입계획에 우려감이 확산 중이다.
출범을 준비 중인 스위스 리브라 재단에는 페이팔(PayPal),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스포티파이(Spotify) 및 우버(Uber)를 포함한 약 20 개의 대기업이 창립 멤버로 참여할 예정이다. 대형 결제 플랫폼 사업자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에 위기감을 느끼고 사업에 뛰어들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리브라가 예상보다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술 전문가들에 따르면 리브라는 완전히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이 아니며, 리브라 재단 참여 일부 기업들이 운영하는 가상화폐다. 과거 국내 최대 소셜 네트워크 싸이월드에서 통용되던 '도토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셈이다.
블록체인 기술 전문가는 "리브라가 채택한 'BFT(비잔티움 장애 허용)'란 기술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니다"면서 "가치를 저장하는 근본적인 화폐라기보단 페이스북과 연계된 서비스를 사용할 때 편의상 만들어진 결제 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