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시대는 끝났다...기업용 메신저 슬랙, 뉴욕증시 화려한 데뷔

입력 2019-06-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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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상장으로 거액 조달...올해 IT 기업 IPO 중 우버 다음으로 성공적

전 세계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기업용 메신저 ‘슬랙’을 운영하는 슬랙테크놀로지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재택 등 새로운 근무 형태가 생겨나는 가운데 투자자들도 이메일보다는 기업용 메신저의 효율성에 주목하고 있다.

▲스튜어트 버터필드 슬랙 공동 CEO. 블룸버그
▲스튜어트 버터필드 슬랙 공동 CEO. 블룸버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장 첫날인 20일(현지시간) 슬랙의 시초가는 38.50달러로, NYSE가 산정한 참고가격 26달러를 크게 웃돌며, 한때는 42달러까지 뛰었다. 종가는 38.62달러로 시가총액은 195억 달러가 됐다. 작년 8월 실시한 상장 전 마지막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의 평가액은 71억 달러였다. 거의 1년 사이에 3배 가까이 뛴 셈이다.

이는 미국 증시에 올해 상당한 기술 기업의 평가액으로는,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리프트의 180억 달러를 웃돌았고, 우버테크놀로지의 750억 달러에 잇는 2위였다.

슬랙은 올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투자자 반응이 미지근한 가운데 공모증자 없이 신주를 추가 발행하지 않는 ‘직접 상장’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직접 상장이라는 이례적인 방법은 작년 주식을 공개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스포티파이테크놀로지도 채용했다. 스포티파이의 주가는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13% 상승했다. 스포티파이의 상장을 주간했던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앨런앤코가 이번 슬랙의 상장 주간사도 맡았다.

슬랙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전통적인 IPO를 선택하지 않은 건 실리적인 이유에서였다”며 “현금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호예수(Lock-Up) 기간을 피하고 싶었던 것도 이유였다고 한다.

슬랙은 2017년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가 주도하는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2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블룸버그엘피의 벤처캐피털 부문인 블룸버그베타도 슬랙에 출자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건 우버에 이어 두 번째다. 우버는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 45달러를 8% 밑돌아 소프트뱅크는 쓰라린 경험을 맛봤다.

이에 비하면 슬랙은 멋진 출발이었다. 미국 자산운용사 르네상스캐피의의 캐서린 스미스는 “2019년 IPO 종목의 첫날 참고(공모)가격의 평균 상승률(22%)을 크게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슬랙은 스마트폰이나 PC 화면에서 미리 설정된 멤버끼리 메시지를 교환할 수 있는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다. 회사에 따르면 2014년 서비스 개시 이후 이용자는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는 1000만 명이 넘는다.

메시지나 파일을 일원화해 관리할 수 있어서 업무 시간이 단축돼 대형 커피체인 스타벅스와 유통업체 등 많은 미국 기업들이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이용하고 있다.

기업용 그룹 메신저 서비스는 슬랙 외에도 구글의 ‘행아웃’,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 페이스북의 ‘워크플레이스’ 등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도 전개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작년 기업용 그룹 메신저 서비스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성장한 24억 달러로, 2021년까지 3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업용 그룹 메신저가 이처럼 유망한 이유는 기업들 사이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재택 근무가 늘어나면서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의 효율화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버터필드 슬랙 CEO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내 메신저는 향후 7년 안에 이메일에서 채팅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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