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외부감사법 강화로 의견거절 등의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메자닌 투자자에까지 디폴트 위험이 확산할 전망이다.
메자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가지는데, 주로 중소기업이 발행한 것을 제2금융권이 인수해왔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외감법에 따라 회계감사가 보수적으로 이뤄지면서 메자닌 투자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신외감법 시행으로 회계 처리에 취약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비적정 의견을 받게 되면 CB에 투자한 이들도 큰 손실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메자닌의 대표적인 형태는 주가 하락이 제한되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이다.
코스닥기업이 주로 메자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던 것은 회사채를 발행할 정도의 신용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코스닥기업이 발행하는 메자닌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투자자문사 등 제2금융권과 또 다른 코스닥기업이 인수해왔다.
신용도는 낮지만, 주가 하락 시 전환가격 조정을 통해 주가 손실 리스크를 피할 수 있어 그나마 2금융권에서는 소화가 됐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신외감법이 시행됨에 따라 시장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장사의 회계감사가 깐깐하게 이뤄지면서 상장 폐지와 디폴트 리스크가 급격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신외감법 시행 이후 상장사 2068곳의 2018년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7곳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의 25곳 대비 증가한 것이다.
코스닥 상장사 엘엔케이바이오는 지난 4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2년 연속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거래 정지됐다. 엘엔케이바이오는 코스닥벤처펀드와 다수의 운용사가 CB 투자한 기업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웅진에너지도 감사의견 거절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면서 CB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메자닌 시장은 5조 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한 투자자문사 본부장은 “주가 하락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메자닌에 투자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며 “회계 기준 강화에 따라 이제 메자닌도 주가 흐름보다는 기업의 재무 안전성을 분석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