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사흘만에 반락했다. 반면,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사흘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반기말, 분기말, 월말이 겹치면서 네고(달러매도)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주요20개국(G20) 미중 정상회담을 대기하는 분위기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반기말 수급요인에 원·달러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향후 장이 좌우될 것으로 봤다. 원·달러는 회담결과가 좋다면 1140원대를, 나쁘다면 1170원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긍정적 부분을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 이상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높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0.92원 오른 1072.39원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1071.47원을 기록하며 5월8일(1063.04원) 이후 한달20일만에 최저치를 보였었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55.7/1156.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1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장후반에 네고물량이 몰린 것 같다.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각각 3000억원과 2000억원 가량을 매수한 것도 일정부문 달러 매도에 영향을 줬다. G20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정부문 처리하고 가자는 심리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원·달러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1190원대에서 1150원대로 내려오는 과정을 보면 미국 금리인하 분위기와 달러약세, 그리고 미중 정상회담 합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며 “반면 최근 파월 의장의 인하 발언이 후퇴했다. 실질은 변한게 없는 상황에서 기대만으로 내려온 원·달러 레벨이 낮아 보인다. 미중 합의가 이뤄져 위안화가 하락하며 숏을 자극할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시차를 둬야 한다. 결과가 좋아 1140원대를 볼 수 있겠지만 본격적인 하락세 재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협상과 정상회담을 앞둔 관망장세였다. 반기말과 분기말, 월말이 겹치며 네고물량이 많이 나온 탓에 원·달러가 떨어진 정도”라며 “ND(역외) 시장에서 더 하락하지 않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경계심에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협상 결과가 좋더라도 내용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나온 것이 아닌 새로운 소식이 전해진다면 1150원대 초반 내지 1140원대 후반까지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협상이 잘 안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낙관론이 퍼져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상끼리 만남에도 별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원·달러는 1170원대까지도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4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2엔(0.11%) 내린 107.64엔을, 유로·달러는 0.0024달러(0.21%) 오른 1.139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54위안(0.07%) 하락한 6.8679위안을 각각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70포인트(0.17%) 떨어진 2130.62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128억35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