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올 가을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요타는 1977년부터 출전했던 프랑크푸트트 모터쇼에 42년 만에 불참하게 된 것이다. SNS 보급으로 소비자들의 정보수집 방법이 다양해져 박람회의 비용 대비 효과가 줄어든 것이 도요타의 불참 배경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격년으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는 약 1000개 업체가 참가한다. 유럽 소비자에게 홍보할 수 있는 장소 역할을 해왔지만 도요타는 “출전에 맞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며 불참을 결정했다. 도요타는 올해 3월 마감한 2018 회계연도에 유럽 신차 판매 대수가 99만4000대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모터쇼에서 수천 평방미터의 대형 부스를 두는 대기업들은 설치비용이 1억 엔(약 11억 원)을 넘는다. 도요타는 철수 이전에도 최근 유럽 전시회에서 기자회견을 위한 무대 설치를 하지 않는 등 비용 절감을 시도해왔다.
반면 국제 자동차 전시회 무대에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 쇼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도요타는 부진했던 중국시장 개척에 무게 중심을 두고 유럽 대신 이 두 곳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앞서 2017년 열렸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과 일본 닛산자동차가 불참을 선언했다. 프랑크푸르트는 일반적으로 독일 기업들이 전시회를 주도하지만 BMW도 올해 전시 면적을 3600㎡로,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다.
박람회에서 멀어지는 현상은 다른 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스위스에서 3월 열린 세계 최대 시계·보석 박람회 ‘바젤월드’에 세계 최대 손목시계 업체 스와치그룹이 불참했다. 그동안 오메가와 해리윈스턴 등 럭셔리 시계 브랜드를 보유한 스와치는 매년 화려한 부스를 내왔는데 아예 빠진 것이다.
업체들이 빡빡하게 제품을 전시했던 바젤월드 전시장 중앙 근처는 보도진의 취재 공간 등으로 변했다. 미국에서 온 한 참관객은 “어느 때보다 외로운 박람회가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바젤월드 참가 업체는 520개사, 방문자 수는 8만1000명으로 각각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1월 개최한 고급 시계 박람회 ‘제네바 살롱’에서도 스위스 명품 업체들이 철수하면서 ‘앙꼬 없는 찐빵’ 신세가 됐다.
유럽 최대 IT 전시회인 ‘CeBIT’도 작년을 끝으로 산업장비 박람회인 ‘하노버메세’와 통합했다. 그럼에도 올해 하노버메세 방문객 수는 21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5000명 증가에 그쳐 통합 효과가 가의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성황을 이루는 것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1월 열리는 가전 전시회 ‘CES’다. IT와 자동차의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CES 중요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