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분양 참여도 독려했다. 국민이 주택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살 수 있는 좋은 취지라며. 그런데 ‘왜’ 건설사도, 실수요자들도 후분양은 의미 없다고 할까.
또 서울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 아파트 청약 예비당첨자를 확대했다. 예비당첨자 비율을 공급 물량의 5배까지 늘린다는 거였다. 무주택 서민 실수요자를 위해서라며. 그런데 ‘왜’ 청약 당첨은 꿈도 못 꾼다는 얘기가 나올까.
분양가 상한제 도입도 예고했다. 2014년 폐지 이후 5년 만이다. 고분양가를 잡고, 집값도 안정화하겠다는 선의의 취지라며. 그런데 ‘왜’ 시장은 반기지 않을까.
부동산 총대를 멘 국토부는 끊임없이 정책을 내놨다. 집값이 오를 때도, 집값이 내려갈 때도. 그러나 환대보다는 푸대접을, 신뢰보다는 불신에 가까운 반응을 마주했다. ‘왜’ 그럴까.
혹자가 얘기하는 성과주의에 빠져서일까. 서울 강남과 다주택자만 잡으면 집값은 잡힌다는 ‘강남논법’에 빠져서일까.
집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여기에 갈수록 잘게 세분되는 삶의 유형, 가치관이 더해지면서 집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건 더 어려워졌다.
“정책을 비웃는 사람들도 있어요. 오래 못 간다는 식이죠.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속상해요.” 허탈함이 밴 국토부 직원의 한숨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차가운 시선이 느껴져도 부동산 정책의 최전선에 있는 국토부는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책 효과가 실제로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 시장의 외면이 돈 많은 이들의 오만이라고만 여기면 안된다.
작년보다 3조4956억 원 늘어난 43조2191억 원의 예산이 적시적기에 쓰였다는 평가도 정책이 제 역할을 다 했을 때 받을 수 있다.
여우는 평평한 접시에 맛있는 음식을 내왔지만, 주둥이가 긴 두루미는 먹지 못했다. 부동산 정책이 시장과 엇박자를 내는 건 아닌지, 담벼락을 문이라고 내미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묻고, 또 검증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 이대로 괜찮겠죠?